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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전참시> 조명섭, 괴짜 캐릭터를 가진 진짜 트롯 가수

<트로트가 좋아>에 출현한 조명섭과 외할머니

 

어디서도 시도하지 않았던 트로트를 경연 포멧으로 만들어낸 [미스트롯]의 대성공 이후, 이번엔 남자 지원자들만으로 [미스터트롯]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인물이 조명섭이다. 그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지인 덕분이었다. 혹시 이 사람 아냐면서 나에게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영상 속에는 말끔한 외모에 이대 팔 가르마를 한 청년이 <신라의 달밤>을 부르고 있었다. 흡사 축음기에서 흘러나오는 듯한 착각을 읽으키는 맑고 깊은 목소리에 능수능란한 가창력은 단번에 나를 사로잡았다. 그렇게 조명섭이란 가수를 알게 된 후 그의 영상들을 하나 둘 찾아보았다.

 

조명섭은 가창력은 물론 독특한 억양과 50년 전후의 옛것을 좋아하는 애늙은이 괴짜 캐릭터로 어릴 적부터 유명세를 탔었다. 한 번 방송을 탄 후 여기저기서 섭외가 들어왔으나 가정여건 때문에 가수 생활을 이어가지 못했고, 노래도 부르지 못했다고 한다. 그가 다시 방송에 나온 건 KBS에서 아침 시간에 방영된 <트로트가 좋아> 경연 프로에 참가하면서부터다. 조명섭의 5년 만의 방송출현은 그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반가움을, 그를 처음 보는 이들에겐 신선함을 선사하면서 화제의 중심으로 떠올랐고, 노래 실력으로 6주 연속 우승을 하며 최종 우승을 따냈다.

 

이 방송을 통해 조명섭의 어려웠던 과거가 알려지기도 했다. 그는 세 살부터 아홉 살까지 외할머니와 둘이 살았다. 많이 외롭고 힘들었을 텐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곱 살에서 아홉 살 무렵 네 차례의 대수술을 받아야 했다. 그 네 번의 수술은 어린 명섭의 몸과 마음 모두를 무너지게 했을 것이다. 이때 의지가 되어준 이가 할머니였다. 명섭의 곁에서 그를 간호해주고 우울증으로 힘들어 할 때마다 '너 없으면 나 못 산다'고 말해주던 할머니 덕분에 명섭은 시련을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역경은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 그리고 역경을 이겨낸 사람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 우리 모두 비슷한 시련과 고통을 겪지만 아무나 그걸 이겨내지는 못하기 때문일 거다. 역경을 극복한 조명섭에 나는 감동하고 묘한 위로를 받았다. 그때부터 마음 속으로 그를 응원했다. 나와 비슷한 마음들이 모여서일까. <트로트가 좋아>에 출현한 후 조명섭은 다시 대중에게 주목과 사랑을 받았다. 할머니 혼자 남겨두고 군에 입대하는 게 걸렸었는데, 소속사와 계약을 하고 군입대와 미룰 수 있다.

 

[미트스트롯]이 시작되었을 때 나는 제일 먼저 조명섭의 출연 여부를 확인했다. 하지만 그의 이름은 없었다.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도 아닌데, 괜히 안부가 궁금했다. 또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닌지 사서 걱정을 했다. 그런 그가 이번에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했다. 그의 진짜 가창력과 괴짜 캐릭터가 또다시 대중의 궁금증과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그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 시련에 굴하지 않고 노력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은 모두 성공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